경로당 스마트팜 사업, 대한노인회 제안서를 사업모델로 바꾼 과정

 
경로당 스마트팜 사업화


1편에서는 좋은 기술과 큰 기관을 연결한다고 바로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글은 세 가지를 다룬다.

제품 설명을 기관이 원하는 방향으로 어떻게 다시 짰는지, 버섯 재배사업을 왜 어르신 참여사업으로 다시 봤는지, 그리고 운영구조와 수익구조를 앞세우지 않고 어떻게 확인했는지다.

송산버섯 스마트팜이라는 제품을 대한노인회가 검토할 수 있는 기관 사업제안서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품의 장점을 많이 넣는다고 좋은 사업제안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기관 사업제안서에서 먼저 보여줘야 하는 것은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가 아니라 이 사업을 왜 기관이 해야 하는가였다.

처음 자료를 보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많다.

자동제어가 된다. 365일 재배할 수 있다. 8단 재배가 가능하다.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앞에서부터 모두 설명하면 제품소개서는 될 수 있어도 기관 사업제안서는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순서를 바꿨다. 제품에서 출발하지 않고 대한노인회의 사업 목적에서 출발했다.

이 작은 차이가 제안서 전체 구조를 바꾸게 됐다.


참송이버섯 재배시설 점검

1. 제품을 설명하기 전에 기관이 원하는 것을 먼저 봤다

기업에서 기관에 사업을 제안할 때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우리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부터 설명하는 것이다.

나 역시 송산버섯 스마트팜 자료를 처음 봤을 때는 기술부터 눈에 들어왔다.

약 11평 규모의 스마트팜 안에서 온도와 습도, CO₂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밀폐된 환경에서 연중 재배가 가능하다.

1동에는 약 1,200개에서 1,500개의 배지를 넣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제안서 기준 제품가격은 6,900만원이며 VAT는 별도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중요한 내용이다.

그런데 대한노인회 입장에서 생각하면 질문이 달라진다.

"그래서 이 시설을 우리가 왜 설치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먼저 답해야 했다.

그래서 대한노인회의 목표와 스마트팜을 하나씩 맞춰봤다.

현재 사업제안서에서는 노인의 자립과 자활, 취업과 소득, 사회참여, 건강, 경로당의 운영재원이라는 방향과 스마트팜을 연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순히 '하루 1~2시간이면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다'라고 설명하면 제품 설명이다.

반면 '어르신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재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인지 검토한다'라고 바꾸면 기관 사업의 이야기가 된다.

똑같은 기술인데 바라보는 사람이 달라지면 설명도 달라져야 한다.

나는 이것이 기관 사업제안서를 만들 때 가장 먼저 바꿔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참송이버섯 재배시설 견학

2. 버섯 재배사업이 아니라 어르신 참여사업으로 다시 봤다

두 번째는 사업의 이름보다 사업이 실제로 하는 일을 다시 보는 과정이었다.

'참송이버섯 스마트팜 사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버섯이 떠오른다.

하지만 대한노인회와 연결하려면 버섯만 보여서는 부족하다.

누가 재배하는가. 왜 재배하는가. 재배하면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생산한 버섯은 어디에 사용하는가. 판매수익이 생기면 어디에 쓰는가.

이 질문까지 가야 했다.

현재 제안서에서도 스마트팜을 공동 재배와 수확을 통한 사회참여, 건강한 식재료 생산, 경로당 자체 수익과 연결하는 구조로 제안하고 있다.

이렇게 놓고 보니 내가 보고 있는 사업의 성격도 달라졌다.

단순한 농업시설 보급사업만은 아니었다.

재배라는 활동이 있다. 어르신의 참여가 있다. 생산물이 있다. 판매 가능성이 있다. 경로당 운영과 연결할 여지가 있다. 여기에 교육과 관리까지 붙는다.

결국 스마트팜 하나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운영구조를 만드는 일이었다.

이 지점에서 내가 PM으로 계속 확인하는 것이 있다.

제품을 빼고도 이 사업의 목적을 설명할 수 있는가.

제품명을 빼면 아무 설명도 할 수 없다면 아직 제품소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어르신들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생산된 결과물을 활용해 공동체 활동과 운영재원을 만드는 사업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다면 그때부터 사업모델이 보이기 시작한다.


송산버섯 공장

3. 설치 후 누가 운영하는지까지 있어야 사업이 된다

기관 사업제안서를 만들면서 특히 중요하게 본 것이 운영이었다.

시설을 설치하는 것까지는 비교적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누가 버섯을 키울 것인가. 처음 하는 어르신에게 누가 알려주는가. 배지는 어떻게 공급하는가. 버섯을 수확하면 누가 판매하는가. 문제가 생기면 누가 대응하는가.

이런 부분이 빠져 있으면 좋은 시설을 설치하고도 얼마 지나지 않아 운영이 멈출 수 있다.

현재 사업제안서에는 그래서 도입 과정을 6단계로 나눠놓았다.

현장상담과 설치부지 확인을 하고, 규격과 가격을 결정한 뒤 시설공사를 진행한다.

이후 배지를 넣고 재배교육을 진행한다.

수확한 버섯의 판매 지원과 사후관리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본다. 제품을 구입하는 순간 사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운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모델에서는 어르신들이 운영 주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설명서 한 권 주고 끝낼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교육방법도 쉬워야 한다. 운영 중 문제가 생겼을 때 연락할 곳이 있어야 한다. 배지가 계속 공급되어야 한다. 생산된 버섯을 처리할 방법도 있어야 한다.

현재 제안자료에는 초도 배지 1,200개 지원, 재배교육, 지속적인 운영 컨설팅, 정기점검과 기술지원, 수확물 수매 등의 운영지원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제안서에 적혀 있다는 것과 실제 계약조건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수매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수매기간은 얼마인지. 등급 기준은 무엇인지. 운송비 부담은 누구에게 있는지. 사후관리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실제 사업을 추진할 때는 이런 내용을 계약단계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해야 사업제안서가 홍보자료에서 실행계획으로 넘어간다.


참송이버섯

4. 예상수익을 앞세우기보다 돈이 도는 구조를 먼저 만들었다

기관 사업을 제안할 때 빠지기 쉬운 유혹이 있다. 수익을 크게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제안자료에는 11평 스마트팜 1동을 기준으로 수익 예시가 들어 있다.

월 250kg을 수확할 경우 예상매출 350만원, 지출 150만원, 예상 순수익 200만원이다.

월 300kg이면 예상매출 420만원, 예상 순수익 270만원으로 계산되어 있다.

분명 눈길이 가는 숫자이다.

하지만 사업제안서에서 나는 이 숫자를 확정수익처럼 앞세우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안자료에도 수매단가는 당시 시세를 반영하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고 되어 있고, 실제 수익 역시 운영환경과 관리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래서 수익보다 먼저 돈이 어떻게 도는지를 보는 것이 맞다.

버섯을 생산한다. 판매한다. 판매대금이 들어온다. 배지 비용이 나간다. 전기와 수도 비용이 나간다. 운송비가 발생한다. 필요하면 운영에 참여한 사람에게 비용도 지급해야 한다.

그 후 실제 남는 금액이 경로당 운영이나 복지에 사용될 수 있다.

이 흐름이 실제로 돌아가는지 봐야 한다.

현재 제안서에는 월 지출 약 150만원 가운데 배지비 약 110만원, 전기와 수도 약 20만원, 배지 및 수매 물류비 약 20만원으로 계산되어 있다.

나는 이런 비용을 하나씩 보는 편이다. 매출은 눈에 잘 보인다. 하지만 사업이 오래가는지는 대부분 비용과 운영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관 사업제안서를 만들 때도 '얼마를 벌 수 있습니다'보다 '어떻게 벌고, 무엇이 나가고, 무엇이 남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더 신뢰를 준다고 생각한다.

5. 처음부터 전국 6만여 곳을 보지 않고 한 곳이 돌아가는 구조를 봤다

사업제안서에는 시장규모를 보여주는 내용도 필요하다.

현재 제안자료에서는 전국 경로당을 약 6만8천여 곳 규모로 보고, 이 가운데 5%인 약 3,400곳을 가정한 도입 잠재시장도 계산하고 있다.

숫자는 크다.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관심이 간다.

하지만 PM으로 사업을 바라보면서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6만8천 곳이 아니다.

첫 번째 한 곳이 제대로 돌아가는가이다.

실제로 설치할 공간은 있는가. 전기와 수도는 가능한가. 운영할 어르신은 있는가. 관리책임자는 누구인가. 생산량은 예상대로 나오는가. 판매는 제대로 이루어지는가. 운영하는 분들이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전국 규모부터 이야기하면 숫자는 크지만 사업의 실체는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한 곳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모델이 만들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설치 전 상황이 있다. 설치비가 나온다. 교육 과정이 있다. 실제 운영시간이 나온다. 첫 수확량이 나온다. 비용이 나온다. 판매결과가 나온다. 참여한 어르신의 반응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데이터가 된다.

그리고 두 번째 기관에 제안할 때부터는 설명이 아니라 사례로 말할 수 있다.

사업컨설팅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처음부터 크게 보급했다고 말하는 사업보다 한 곳이라도 실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드는 것이다.

6. 기관 사업제안서는 제품소개서와 순서부터 달라야 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정리하면서 나는 기관 사업제안서의 순서를 이렇게 보고 있다.

제품부터 보여주지 않는다. 먼저 기관이 가진 과제를 본다. 그 다음 제품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연결한다. 그리고 실제 운영방법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비용과 수익, 확대 가능성을 검토한다.

송산버섯 스마트팜과 대한노인회를 연결하는 과정도 결국 이 순서로 정리되고 있다.

송산버섯 스마트팜은 스마트팜 제조·공급·운영 지원을 사업분야로 두고 있다. 회사 자료에는 관련 법인들의 버섯 재배 사업 이력도 정리되어 있다.

대한노인회 쪽에서는 어르신의 자립과 활동, 사회참여, 건강, 경로당 운영이라는 과제가 있다.

두 가지를 연결해보니 '버섯 스마트팜 판매'에서 '어르신 참여형 스마트팜 운영사업'이라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바꿀 수 있었다.

물론 이것으로 사업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실제 현장 여건과 예산, 운영주체, 수매조건, 교육, 사후관리까지 확인해야 한다.

그래도 적어도 기관이 검토할 수 있는 사업의 형태는 갖추기 시작했다.

내가 사업컨설팅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기업의 제품소개서를 조금 예쁘게 고쳐주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가진 것을 기관이 실제로 검토할 수 있는 사업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것이 PM이 중간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자주 묻는 질문

1. 기관 사업제안서에는 회사소개부터 넣으면 안 되는가 

회사소개도 필요하다. 다만 회사소개가 제안의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관은 회사의 연혁보다 먼저 왜 이 사업이 필요한지 궁금해한다. 사업의 필요성을 이해한 뒤 기술력과 회사 이력을 보여주는 편이 설득력이 높다.

2. 기관 사업제안서에서 수익성을 강조하면 더 좋은가 

수익성은 중요하지만 예상수익만 크게 강조하면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생산량, 판매가격, 고정비용, 변동비용과 같은 계산 근거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 예상수익은 어디까지나 조건에 따른 시뮬레이션으로 설명하는 것이 맞다.

3. 스마트팜 설치 후 운영까지 기업이 맡아야 하는가 

어디까지 지원할지는 사업자와 기관 사이의 계약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제안자료에는 배지공급, 재배교육, 수확물 수매, 정기점검과 운영 컨설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 계약에서는 지원 기간과 비용, 책임 범위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4. 정부지원사업을 이용하면 스마트팜 설치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가 

현재 사업제안서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및 지방자치단체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제시되어 있다. 다만 제안서에 연계 가능성이 적혀 있다고 자동으로 지원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업 추진 시점의 공고와 신청대상, 지원조건을 해당 기관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마무리

송산버섯 스마트팜과 대한노인회를 연결하면서 두 번째로 배운 것은 분명했다.

좋은 제품을 기관에 가져가는 것과 기관이 실행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제품소개는 기능을 설명하면 된다.

사업제안은 사람이 움직이고 돈이 움직이고 결과가 나오는 과정까지 설명해야 한다.

누가 운영하는가. 얼마가 필요한가. 어떻게 교육하는가. 생산물은 어떻게 판매하는가. 비용을 제외하면 무엇이 남는가. 문제가 생기면 누가 관리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기관 담당자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업 대표에게 사업제안서를 받을 때 나는 한 가지 질문을 먼저 해보는 편이다.

이 제품을 빼고도 우리가 만들려는 사업을 설명할 수 있는가.

설명할 수 없다면 제품소개서에 가깝다. 설명할 수 있다면 그때부터 사업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추진하는 송산버섯 스마트팜과 대한노인회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이다.

목표는 스마트팜을 많이 설치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한 곳에서 운영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다음 기관에 설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이 만들어진다면 송산버섯 스마트팜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과 다른 기관을 연결할 때도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사업개발 방식이 된다고 생각한다.

3편에서는 이보다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기관에 사업을 제안할 때 결국 가장 많이 묻게 되는 돈 이야기, 즉 스마트팜의 설치비와 예상수익을 PM은 어떻게 검토해야 하는지를 실제 제안자료의 숫자를 가지고 하나씩 풀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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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스마트팜 사업, 대한노인회에 제안하기 전 확인한 것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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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사업제안서는 제품소개서와 무엇이 다른가

댓글로 이야기해보고 싶은 것

기업에는 좋은 제품과 기술이 있는데 기관에 어떻게 제안해야 할지 막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반대로 기관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검토하면서 제품 설명은 많은데 정작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어떤 부분에서 가장 막혔는지 댓글로 남겨도 좋다.

사업을 검토할 때 내가 어떤 순서로 풀어가는지도 앞으로 계속 기록해보려고 한다.

출처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중앙회 전국 경로당·노인회관 참송이버섯 스마트팜 보급 사업 제안서

주식회사 송산버섯 스마트팜 회사소개 및 사업자료

※ 본문의 제품가격, 규격, 운영시간, 생산량, 수매단가와 예상수익은 현재 제공받은 사업 제안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실제 설치환경, 계약조건, 생산량, 시장가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제안서에 기재된 정부지원사업 연계 내용은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제안사항이다. 실제 신청 가능 여부와 지원조건은 사업 추진 시점의 공식 공고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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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스마트팜 사업, 대한노인회에 제안하기 전 확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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