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직업재활, 스마트팜에서 실제 일거리를 만드는 방법
왜 이 글을 쓰게 됐는가
장애인 스마트팜 1편에서는 시설을 먼저 보기보다 참여자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2편에서는 그 질문을 더 구체적으로 풀어본다.
장애인 직업재활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참여자에게 같은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맞는 일을 찾아 반복 가능한 직무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세 가지를 담았다.
버섯재배라는 하나의 일을 몇 개의 작은 직무로 나눌 수 있는지,
관리인력 인건비 약 80~150만원을 반영하면 월 순수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직업훈련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려면 어떤 단계가 더 필요한지다.
현재 제안서에는 스마트팜 운영교육을 받은 뒤 시설 관리인력으로 채용하는 방안과 수확 버섯의 세척·선별·포장 작업을 직무로 연결하는 방안이 들어 있다.
다만 제안서만으로 누구에게 어떤 작업이 적합한지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PM사가 살펴보니
30년 넘게 사업구조를 검토해온 입장에서 이 자료를 보니, 일자리 개수보다 하나의 작업을 몇 단계로 쪼갤 수 있는지가 이 사업의 실질적인 출발점이었다.
【직무를 실제로 나눠보면서 확인해보니, '포장'이라는 직무 하나를 다섯 단계로 쪼개보고 나서야 어느 단계에 누가 맞을지가 눈에 들어왔다.】
사업내용을 나눠보니 핵심은 직무설계였다.
- 직무 분할 — 재배관리·성장기록·수확·선별·포장·시설관리로 나눠봤다
- 난이도 배치 — 참여자별로 맡을 수 있는 범위를 다르게 봤다
- 훈련과 고용 — 몇 번 했는지보다 혼자 할 수 있는지를 봤다
- 인건비 — 버섯 매출보다 인건비 구조를 같이 봤다
1.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일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했다
버섯재배는 하나의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배지관리, 성장상태 확인, 기록, 수확, 선별, 포장, 완성물량 정리, 시설확인처럼 여러 단계로 나뉜다.
이렇게 나누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반복적인 포장작업이 잘 맞는 사람, 성장상태를 기록하는 일을 더 잘하는 사람, 수확작업에 강점이 있는 사람, 조금 더 숙련되면 재배관리를 배울 수 있는 사람까지 다양하게 나뉜다.
제안서는 직업재활 방안으로 운영교육 후 관리근로자 채용, 세척·선별·포장 업무를 제시하는데, 실제 사업에서는 이걸 더 세분화해야 한다고 본다.
'포장'이라는 직무 하나를 무게 확인, 용기 준비, 담기, 라벨 붙이기, 수량 확인, 박스 정리로 나누면 참여자가 어느 단계까지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다.
장애인 직업재활에서는 큰 일을 작은 일로 바꾸는 과정이 먼저다.
2. 재배관리는 난이도별로, 선별·포장에서는 더 많은 직무를 만들 수 있었다
제안서에는 온도·습도·CO₂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환경제어 시스템과 약 1,200~1,500개의 배지를 넣을 수 있는 구조가 설명되어 있다.
자동화 덕분에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줄어드는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참여자 모두가 같은 재배관리 업무를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가장 쉬운 단계에서는 성장상태를 관찰하고, 다음 단계에서는 간단한 일지를 작성하고, 익숙해지면 수확시기를 확인하고, 숙련되면 시설 상태 점검이나 운영기록까지 맡을 수 있다.
제안서도 적응기에는 환경 탐색과 생태 이해, 참여기에는 배지관리와 성장관찰, 자립기에는 수확·선별·포장·판매 준비에 참여하는 단계형 구조를 제시하는데,
이 구조는 직업훈련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수확 작업은 시기에 따라 업무량이 달라지지만, 선별과 포장은 비교적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어서 특히 관심 있게 봤다.
수확된 버섯을 가져오고, 크기와 상태를 확인하고, 등급을 분류하고, 무게를 재고, 용기에 담고, 포장하고, 라벨을 붙이고, 출하수량을 확인하는 식으로 나누면 여러 사람이 하나의 생산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장애인에게 적합하다'고 한꺼번에 단정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지, 무거운 걸 들어야 하는지, 작은 글자를 읽어야 하는지, 정해진 수량을 반복해서 셀 수 있어야 하는지, 소음이나 온도에 민감하지 않은지를 실제 작업능력과 환경에 맞춰 확인해야 한다.
직무 이름보다 작업과정을 먼저 보는 편이 맞다고 생각한다.
3. 몇 번 했는지보다 혼자 할 수 있는지, 직업훈련과 고용은 구분했다
제안서는 전문 원예치료사와 사회복지사의 동행을 권장하는데, 직업재활 관점에서는 교육을 몇 회 진행했는가보다 참여자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할 수 있게 됐는가를 보고 싶다.
처음엔 설명을 듣고, 그다음엔 옆에서 함께하고, 이후엔 일부를 혼자 하고, 마지막엔 정해진 순서대로 스스로 수행한다 — 이 변화가 기록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포장 직무라면 처음엔 직원과 함께 10개를 포장했는데 한 달 뒤엔 설명 없이 20개를 포장했다는 식으로,
실수 감소·작업시간·도움 필요 횟수까지 기록해야 '직업훈련을 했다'는 표현을 넘어 실제 업무능력이 늘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제안서에는 스마트팜 운영교육 이후 시설 관리근로자로 채용하는 방안도 있는데, 프로그램 참여가 곧바로 고용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실제 직무, 근로시간, 관리자, 급여, 지원인력, 안전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사업수익이 있어야 한다.
직무훈련 → 업무평가 → 시범근로 → 적합성 확인 → 고용처럼 중간 단계가 필요할 수 있다.
제안서가 제시하는 인센티브 지급 방식도 이게 근로소득인지, 프로그램 참여에 따른 인센티브인지, 별도 수당인지에 따라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등 적용되는 기준이 달라지므로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좋은 취지만으로 고용구조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4. 버섯 매출보다 인건비 구조를 같이 보고, 변화를 숫자로 남겨야 했다
직업재활을 실제 일자리로 만들려면 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제안서의 일반적인 수익성 분석은 평균수확 기준 월 예상 순수익 약 250만원을 제시하지만, 장애인 사업에 맞춰진 뒤쪽 운영수지는 다르다.
월 300kg 판매 기준 약 474만원의 수입에서 배지·전기수도·물류비 약 150만원을 빼고,
관리인력 1명의 인건비 약 80~150만원을 별도로 반영하면,
지원사업 연계를 전제로 월 순수익은 약 200~250만원으로 다시 추산된다.
나는 이 뒤쪽 계산이 장애인 직업재활 사업을 검토할 때 더 중요하다고 본다.
관리인력, 사회복지 인력, 프로그램 운영자, 참여자를 돕는 지원인력까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섯 생산수익만 보고 몇 명을 고용할 수 있다고 계산해서는 안 되고, 사업 전체에서 인건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가 먼저다.
첫 시범사업에서는 여러 가지를 기록해야 한다.
참여자 몇 명이 어떤 업무에 참여했는지 적는다.
한 번에 몇 분 활동했는지도 남긴다.
처음엔 얼마나 도움이 필요했고, 한 달 뒤엔 얼마나 혼자 할 수 있게 됐는지 비교한다.
결근이나 중도이탈은 없었는지도 본다.
가장 선호하거나 어려워한 업무가 무엇인지 확인한다.
실제 생산에 기여한 작업이 무엇인지도 남긴다.
근로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참여자가 몇 명인지도 함께 기록한다.
다만 이 기록에는 장애 여부와 결합된 개인의 활동 정보가 담기는 만큼,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 처리 기준에 맞게 수집 목적과 보관 범위를 미리 정해두는 게 안전하다.
제안서도 참여자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기록하는 모니터링 방안을 제시하는데, 직업재활이라면 여기에 직무수행 데이터를 더하는 게 좋다고 본다.
첫 시범사업의 목적은 몇 명을 바로 취업시키는 게 아니라, 어떤 직무가 누구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수 있다.
직무를 설계하기 전에 확인해볼 것
- 하나의 작업을 몇 개의 작은 단계로 쪼갤 수 있는지 나눠봤는가
- 참여자별 난이도(관찰→기록→수확→관리)를 단계적으로 배치했는가
- 인센티브가 근로소득인지 참여수당인지에 따라 적용 법령을 구분했는가
- 인건비를 반영한 뒤에도 사업이 유지되는 순수익 구조인가
자주 묻는 질문(FAQ)
Q1. 장애인 스마트팜에서 만들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는가
현재 제안서에는 스마트팜 재배관리, 수확 버섯의 세척·선별·포장, 시설 관리근로자 등의 직무가 제시되어 있다.
실제 사업에서는 각 업무를 더 작은 단위로 나눠 참여자별 적합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Q2. 장애유형에 따라 직무를 정할 수 있는가
제안서에는 일부 프로그램 단계별 대상 장애유형 예시가 있지만, 구체적인 직무별 적합성 기준까지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배치는 특성, 건강상태, 작업능력과 지원 필요 정도를 전문인력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Q3. 프로그램 참여자가 바로 직원으로 채용될 수 있는가
가능성을 검토할 수는 있지만 자동으로 고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직무와 근로시간, 수행능력, 관리인력, 급여와 사업수익 등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제안서에는 교육 이수 후 시설 관리근로자로 채용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Q4. 장애인 직업재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무엇인가
생산량만큼 참여자의 직무수행 변화도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업무를 어느 정도의 도움으로 수행했는지, 반복교육 후 혼자 할 수 있는 범위가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기록해야 실제 직업재활 성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
장애인 직업재활을 스마트팜과 연결한다고 하면 처음엔 일자리 몇 개를 만들 수 있을지가 먼저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앞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재배관리, 성장관찰, 기록, 수확, 선별, 포장, 시설관리 — 하나의 스마트팜 안에도 여러 일이 있고, 그다음엔 사람을 본다.
누가 어떤 일을 잘하는지,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도움이 필요한지, 반복교육 후 혼자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장애인 직업재활에서 좋은 일자리는 사람을 일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맞는 일을 찾아 직무로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찾은 일이 반복되고, 반복된 일이 기술이 되고, 기술이 실제 생산에 연결되고, 생산이 급여나 소득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직업재활의 의미가 커진다.
그래서 스마트팜 한 동을 설치한 것만으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몇 명이 참여했는지, 어떤 일을 배웠는지, 누가 어떤 일을 혼자 할 수 있게 됐는지, 실제 근로로 이어진 사람은 있는지, 운영수익으로 그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답해야 한다.
비슷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면 댓글이나 문의로 남겨줘도 좋다. 직무를 나누는 단계부터 같이 짚어볼 수 있다.
3편에서는 마지막으로 사업의 돈과 제도 문제를 살펴본다.
6,900만원 시설비와 추가공사비, 인건비, 예상수익을 실제로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제안서에 제시된 정부지원사업은 어떤 방식으로 검토해야 하는지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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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이야기해보고 싶은 것
장애인 직업재활 현장에서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참여자에게 맞는 직무를 찾는 것인지, 교육과 지원인력인지, 실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수익구조인지 현장의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도 좋다.
출처
주식회사 송산버섯 스마트팜 장애인 복지·직업재활 사업제안서
※ 제안서에는 개별 장애유형에 따른 구체적인 직무적합성 평가기준이나 고용기준까지 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실제 사업에서는 사회복지·직업재활 전문인력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 인센티브·급여 지급 방식은 근로소득인지 참여수당인지에 따라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등 적용 법령이 달라지므로 별도의 노무 검토가 필요하며, 이 글이 그 적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 송산버섯 스마트팜과 장애인 복지기관·단체의 사업연결은 현재 (주)진성알앤디가 제안한 검토 단계에 있는 사안이며, 특정 기관과의 협의가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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